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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주교육 최장 200일 시위, 슬로건 대체 무엇 이길래
공지사항
기사게재일 : 2024.01.23출처 : 무등일보조회수 : 0

2023년의 광주교육청은 모두를 압도할 신기록을 세웠다. 광주교육 역사이래 최장기간의 시위 기록이 깨진 것이다. 소통과 협치를 강조한다는 광주교육청에 최장기 시위기록이 갱신되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업적인가? 그 최장기 시위라는 것이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광주교육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까지 세우는지, 그 단체가 200일씩이나 교육청 정문에서 시위를 하고 계절이 4번이 바뀌는데도 시교육청에서는 단호한 태도와 요지부동으로 일관했다하니, 그 시위를 하는 단체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시교육청도 그럴만해서 그러는 것인지 시민들도 자세한 사정을 알아야 할 것이다.

광주교육 역사의 최장기 시위단체는 광주광역시 77개의 교육시민단체가 연합한 '광주학생 삶지키기 연대'이고, 요구사항이 '광주학생들 잠 좀 재우고 밥 좀 먹이자'이다. 학생들 잠 좀 재우고 밥 먹이자. 즉 학생들도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시위를 200일이나 했는데, 교육청과 해결을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교육연대의 주장은 야간자율학습을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강제로"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야자를 없애달라는 것도 아닌데, 대체 교육청에서는 왜 소통하려 하지 않는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우리 광주교육청은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광주교육'을 슬로건으로 학생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데, 학생들 잠 좀 재우고 밥 좀 먹이자는게 그렇게 들어주기가 힘든 요구 사항인가?

광주 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이하 교육연대)는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다시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지침은 조기등교, 강제자율학습, 강제보충수업을 막는 수단이자, 학생 삶을 피폐화시키며 무자비하게 행해졌던 학교 간의 무한경쟁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였다. 그런데 2023년, 교육청이 기본계획을 공문 한 장으로 삭제해버린 것이다. 이유는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획일적 운영을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교육청의 이유가 앞뒤가 맞지가 않는다. '정규외 기본계획'은 학생의 기본적인 수면권과 휴식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조기' 등교와 '강제'야간 자율학습을 하지 말라는 최소한의 보호장치이자 제한사항에 관한 지침이지, 모든 학교의 운영을 똑같이 하라고 하라는 지침이 아니다. 학생들을 학교에 강제로 새벽부터 심야까지 묶어두는 강제력이 있어야 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받는다는 말인가? 학생고통=학교자율성 으로 생각하는 교육청이야말로 '단 한명의 아이마저도 고통받게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위 200일째가 되는 날, 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대상 실태조사를 교육연대와 공동으로 진행하겠다는 약속도 깨트리고 일방적으로 오류투성이의 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언론에만 공개했다. 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생 학부모 70% 이상이 선택권이 보장되었다는 응답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설문조사의 대상과 제목에 중대한 통계적 오류가 있다. 고통받는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함이라면, 현재 학생들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특정고교 15교를 중심으로 제대로 조사하고, 문제를 해결하여야 함에도,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표본추출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곪아 터지고 있는 부분을 일부러 외면한 채, 전체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즉, 표본 추출의 오류인 것이다.

또한 다른 설문조사에 끼워넣기 조사를 했는데, 원래 정규외 교육활동의 선택권 보장 조사는 선택권 부분만을 독립적으로하는 실태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이는 조례의 행정조치 조항에 명시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광주교육 만족도 조사라는 문항안에 몇 개의 문항을 끼워넣어 범주의 논리적 오류를 범한 것이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 답이 정해진 오류투성이 설문조사로 보도자료가 나가고 자화자찬을 한다.

자화자찬을 위한 설문과 보도자료는 말잔치일 뿐이다. 광주의 학생들이, 광주의 시민들이 온 몸으로 직접 겪고 있는 이 고통을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가 교육청 정문 앞에서 200일간 시위를 이어갈 때 누군가는 그들이 제풀에 지쳐 떨어지길 기대했을 것이다. 그들은 덥고 추운날, 비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날에도 학생 삶 지키기 운동을 해왔고, 앞으로도 이 싸움을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해나가겠다고한다. 이제 교육연대의 운동은 시민의 힘으로 조례를 개정하는 운동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200일째 학생들을 밥먹이고 잠좀 재우자는 외침을 외면한 교육청이다. 교육청이 바뀔 의지가 없으니, 더 상위법인 조례로, 시민의 명령으로 학생들의 삶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중 들은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작년 3월, 야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광주시내 고교를 돌며 저희가 학생들에게 직접 신고센터 명함을 돌렸을때요. 애들이 그래요, 선생님, 정말 죽고싶어요. 이거 저희 신고하면 바뀌는거죠? 바꿀 수 있는거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는 그 학생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만 합니다."

이제 이 아이들을 먹통 행정에서 구할수 있는 방법은 시민의 주권으로 시민의 법전을 한 자씩 새기는 방법 뿐이다. 2024년에는 학생들의 삶을 지켜낼 수 있기를, 그 길에 시민들이 함께하는 시민들의 진정한 '협력'을 기대한다. 박새별 광주과학고등학교 교사